박종용 화백의 ’손‘
“1개의 점을 찍을 때 그 크기가 2cm이다.
그러다 보니 붓을 사용 할 때
너무 힘있게 눌러서도 안되고 작게 눌러서도 안 되지요.
100호 크기의 작품은
대략 10,000개의 점을 찍어내는 작업입니다.”
박종용 화백은 매 순간 매 순간 정신을 집중해 정교하게 한 점 한 점 열정을 다해 찍어 나간다.
몸과 마음이 청결해야 점을 찍는 작업을 완성해 나갈 수 있다.
그가 술과 담배를 멀리하며, 매일 백담사와 마장터를 오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은 흔히 화가를 ‘예술가’라 부른다.
평소의 박 화백을 만나면 하얀 백발의 노신사가 고요한 화실에서 우아하게 붓을 드는 모습이 연상되곤 한다.
그러나 박종용 화백의 손을 보면 그 상상은 여지없이 깨진다. 그의 손은 곧 ‘노동의 기록’이다.
오랜 세월 붓을 쥐고 살아온 손.
손바닥에는 굵은 주름이 패이고, 손끝은 굳은살과 멍 자국으로 얼룩져 있다.
거칠고 단단한 손가락 사이사이로는 그가 견뎌온 시간과 집중, 그리고 고된 수련의 흔적이 묻어난다.
그림을 그리는 일이 곧 수행이었기에 그는 매일 산에 올라 몸과 마음을 다스렸고, 하루 10시간 넘는 작업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그의 손은 단순한 신체의 일부가 아니다. 그것은 그림을 그리는 도구이자, 예술을 향한 의지의 표상이자, 삶을 담아내는 통로다.
고요한 화면 뒤에 숨어 있는 치열함이, 바로 이 손끝에서 시작된다.
그러기에 이 손은 아름답다.






